AU


총탄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고 벤이 총에 맞았다.


: 민호.

: 벤. 젠장, 이건 아니야...

: 민호.

: 어떻게 너한테... 벤.

: 민호!

: ...

: 내 말 들어.


벤의 상처부위를 차마 만지지도 못한 채 눈물을 뚝뚝 흘려내는 민호를 벤이 거칠게 부여잡았다. 민호는 말을 잃고 벤을 바라보았다. 마주한 눈빛이, 얼굴이 이제 마지막이겠구나. 하고 생각한 벤은 씁쓸하게 웃음을 지었다. 볼을 마주잡고 짧게 입을 맞췄다. 흔들리는 눈빛의 민호를 보며 벤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입을 열었다.


: 민호, 부탁이 있어.

: .....

: 나를 버려.

: 벤, 뭐?

: 시간이 없어.

: 난 못해. 벤. 제발.

: 민호, 정신차려! 나를 버려야 네가 살아.

: ... 젠장.


상황에 대한 분노로 민호는 울분을 토했다. 그런 민호를 바라보던 벤은 멀리서 점점 다가오는 이들의 소리를 들었다. 정말 시간이 없었다. 입술을 씹었다.


민호, 이제부터 거짓말을 할 거야.


: 우리..

: 뭐?

: 내일 늘 만나던 그 곳에서 만나자.

: 그게 무슨..

: 그러니까 민호, 제발


벤은 소리가 들리는 반대쪽으로 민호를 밀어내며 말했다. 민호는 밀려나지 않으려 했지만 벤은 단호했다. 애원하듯 귓가를 울리는 벤의 목소리에 민호는 욕을 짓씹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벤을 한번 끌어안았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뒤돌아 나가는 민호의 뒷모습을 향해 벤은 중얼거렸다. keep running, don't die.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