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거리는 손길은 투박하기 짝이 없었고 민호는 갤리의 손을 쳐내자 과장되게 놀란 듯 굴더니 이내 다시 가슴을 만져왔다. 오랜기간 희롱당해 길들여진 민호는 이내 신음을 흘려냈고 그걸 보며 갤리는 짓궂게 웃었다.


: 우리의 치프러너도 계집애나 다름 없구만.

: ... 뭐? 읏..


쾌감이 고조되는 것과는 다른 문제였다. 가슴을 희롱당하며 쾌감을 느끼면서 하기엔 조금 그렇지만 사내로서 짓밟히는 자존심에 민호는 입술을 씹었다. 이대로 당할 순 없다 생각한 것인지 손을 뻗어 갤리의 가슴을 더듬자 움찔거리는 것을 느낀 민호는 좀 더 과감하게 혀를 내어 핥았다.


: 윽... 민호!

: 너도 만만치 않은데? 이 똘추새끼야


씨익 웃으며 말하는 민호는 한번 더 갤리의 가슴팍을 혀를 내어 핥으며 갤리를 올려다보며 웃었다. 갤리는 목까지 붉어져 굳은 표정으로 민호를 내려다보다 거칠게 민호를 일으키곤 뭔가에 갈급한 사람처럼 입을 맞췄다.


: 민호, 네가 시작했어.

: 윽.. 하아.. 먼저 시작한게 누군데.. 읍..




~떡쳤겠지~

모두가 잠든 밤, 내일을 위해 잠들어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잠들지 못해 멍하니 해먹에 누워있는데 오늘도 마치 제 해먹이라는 듯 비집고 올라온 뉴트를 보며 민호는 투덜거리면서도 자리를 내어줬다.


: 이러다 내 해먹이 찢어지면 다 네 탓이야, 뉴트.

: 그럼 내 해먹에서 같이 자면 되지.


혀를 차며 돌아누우려는 민호를 억지로 막는 뉴트 때문에 민호는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마주보고 누웠다. 시선이 얽히고 웃음이 사라진다. 온전히 서로의 모습만이 담기고 눈빛으로 서로를 위로했다. 오늘도 살아냈구나. 둘 사이의 말은 필요 없었다. 조금 쓰게 웃으며 뉴트를 바라보는 민호를 보며 뉴트는 퍽 장난스레 웃었다.


: 민호.

: 왜?

: 키스해줘.

: ... 뭐?

: 키ㅡ스. 키스해줘.


입술을 주욱 내미는 시늉을 하며 키스를 조르는 뉴트를 보니 얼굴에 열이 올라 어둠 속에서도 당황한 것이 보일 정도로 허둥대던 민호는 뉴트는 얼굴을 밀어냈다. 


: 어린애 같이 굴지마, 부대장님.

: 여기서까지 부대장 타령을 하시다니 치프러너는 참 차가워, 그치?

: 어서 잠이나 자시죠.


민호는 뉴트를 밀어내고는 억지로 눈을 감았다. 민호의 볼에 손을 얹었고 자신의 얼굴에 닿은 손길에 눈을 떴다. 그러자 키스할 것처럼 아주 가까이, 그리고 아주 천천히 다가간 뉴트는 바로 코앞에서 멈춰서 민호의 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우리의 기억은 세 살박이야. 그러니 어린애가 맞다구.

: ....

: 어서 사랑해줘.

: ...

: 민호.


채근하듯 부르는 이름에 민호는 결국 입을 맞출 수 밖에 없었다.

갓 올라와 두려움의 눈길로 글레이드를 바라보며 자주 울곤 했던 작은 동양인 꼬마는 어느 새 글레이드의 희망이라고 불리우는 이가 되었다. 갤리는 미로에서 돌아와 바닥에 나뒹굴며 헉헉 대고 있는 치프러너에게 다가가 물을 내밀었다. 상기된 얼굴과 땀의 젖은 민호는 웃으며 갤리가 내민 물병을 받아들고 입에 쏟아부었다. 흘려낸 물을 손등으로 훔치며 고맙다고 말하는 민호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다 발을 헛디딘 모양인지 갤리에게 안긴 꼴이 된 민호가 어이쿠. 하고는 자세를 바로 했다.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아 어깨를 두드리려던 민호는 붉어진 얼굴을 하고 있는 갤리를 올려다본 순간 웃음이 터져나왔다.


: 웃어?

: 그럼 지금 네 얼굴이.. 크흐.. 큽...


붉어진 얼굴을 해놓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갤리를 보며 억지로 웃음을 참아내려 하는 민호의 모습에 괜히 울컥한 기분이 들어 갤리는 민호의 양 볼을 움켜쥐었다.


: 키스할거야!


호기롭게 말하긴 했지만 민호의 눌린 볼과 당황한 얼굴이 귀여워 웃음을 터져버리고만 갤리를 보며 민호 역시 웃음이 터져 서로 마주보고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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