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 의 연성 키워드

:: 되돌아 갈 수 없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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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


내 이름을 부르는 너를 차마 바라보지 못했다. 원망에 찬 네 눈빛을, 네 얼굴을 바라보고선 살아갈 수 없으니. 그러나 막상 닫혀버린 미로의 문 앞에서, 차디찬 돌벽을 바라보니 후회가 밀려왔다. 마지막인데 너를 더 바라보고, 너를 담아낼 것을. 

 벌써부터 네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어떻게 웃는 사람이었지? 어떻게 생겼었지? 벤. 

너를 사지로 몰아넣은 것은 나. 너를 밀어낸 것도 나. 죽어서도 너에게는 갈 수 없겠지.

토마스 의 연성 키워드

::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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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모니터 너머의 너를 바라봐왔어. 너는 강하고 똑똑했으며 또 아주 흥미로운 연구대상이었지. 강했지만 무리의 대장이 되려는 권력욕이나 정복욕은 보이지 않았거든.

민호, 나는 네가 나의 담당이 된 날을 기억해. 이 길고 긴 실험의 끝을 생각하며 무미건조하게 너희의 정보를 기록하던 내가 변한 날이니까.

너는 혼자 있을 땐 자주 울기도 했어. 주로 그리버에 의해 너의 러너들이 실험해서 낙오된 날, 너는 맵룸에 틀어박혀 입을 막고 울곤했지. 다음 날이 되면 또 발갛게 젖은 너의 눈가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다른 이들을 다독이고는 미로 밖으로 뛰어나갔지. 나는 너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어, 민호.

이 기억들을 어떻게 잊고 있었을까? 선연하게 돌아온 기억과 감정들에 나는 나를 걱정스럽다는 듯이 내려보는 이들 모르게 입꼬리를 내리느라 아주 혼났어.

계획한대로 그들을 이용하고 맵룸에 홀로 남은 민호를 끌어안았어. 이젠 너를 만질 수 있어. 조금 어색한 듯 웃으며 마주 안아주는 민호가 너무나 사랑스러웠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지.


“민호, 사랑해.”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했어, 드디어.

민호! 
됐어. 피곤하니까 일단 자자. 
미쳤어? 안돼. 치료해야 돼. 

울컥 피가 솟아났다. 나는 망연히 그걸 바라보고 있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눈물이 났다. 

뉴트 
... 
뉴트 
... 민호, 제발.. 
우리 같이 자자 
민호.. 

나는 너에게 약한 사람이지. 뻗어온 손을 맞잡았다. 이 온기가 계속 되기를, 제발. 신이시여. 

아주 낯선 밤이었다.



소재멘트는 '피곤하니까 일단 자자', 키워드는 낯설음이야. 울적한 느낌으로 연성해 연성

"에르마노, 이제 그만 포기하는건 어떤가." 
"좆까, 늙은이" 

제 앞을 내지르는 주먹을 쳐다보지도 않고 피하며 저를 쳐다보는 애송이의 눈빛은 참으로 흥미로웠다. 삼십여분 가까이 계속된 다수와의 대치에 여유로운듯 입꼬리를 올리고 있지만 지친 기색은 역력한 것이 보였다. 꾀죄죄한 사내놈의 몰골인데도 불꽃이 피어있는듯 살아있는 소년의 눈빛은 어째선지 제 아랫도리를 뻐근하게 했다. 왜 아무도 소년에게 알려주지 않았을까? 소년의 저 눈빛은 아주 위험하다고.

동시다발적으로 날아든 주먹을 피하지 못하고 소년의 고개가 돌아가고 이내 피가 섞인 침을 뱉어내곤 달려드는 소년에 입가는 터진듯 붉었다. 퍽 섹시해보이지만 소년의 몸에 남은 다른 이의 흔적은 불쾌한 것이라 쯧, 하고 혀를 찼다. 

: 나는 되도록이면 흠집이 없이 자네를 가지고 싶네. 

소년을 둘러싼 이들에게 들리게끔 건낸 말에 그들은 멈칫거렸고 그 모습을 본 소년은 어이없다는 듯 웃고는 저를 보며 손가락을 들어 제 머리께로 가져가고는 빙글 돌렸다. 그 모습마저도 귀여워보여 고개를 저었다. 

무대에 오를 시간이었다. 소년의 무대를 바라보며 제게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참을성이 없는 저에겐 좀이 쑤시는 일이었다. 소년에게 다가가 내뻗는 팔을 꺾고 오금을 걷어찼다. 너무도 쉽게 제압당한게 분한 모양인지 무릎을 꿇린 채로 아랫입술을 깨무는 모습이 섹시해 이 자리에서 눕혀버리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소년의 이런 모습을 나 이외의 사람들에게 보인다고 생각하니 상상만으로 기분이 나빠져 소년을 둘러싼 이들에게 눈짓으로 퇴장을 명했다. 그들이 모두 무대 밖으로 벗어나는 것을 확인하곤 나는 둘만의 2막을 열었다.


THE MAID RUNNER ?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자고 일어나 눈을 떴을 뿐인데 평소와는 다르게 뭔가 소란스러웠다. 러너인 민호가 눈을 뜰 시간엔 아직 대부분이 잠들어 있을 시간이라 이런 소란스러움은 겪어본 적이 없어 제가 늦잠이라도 잔 것일까? 하고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려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아니라면. 옷감이 과하게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평소와는 다른 느낌에 제 몸을 내려다보니 자기 전까지 입고 있던 셔츠와 바지가 아닌 것을 입고 있었다. 아니, 그렇다기보단 글레이드에 올라와 난생 처음 보는 옷을 입고 있었다. 이 옷이 왜 이 곳에, 그리고 민호에게 입혀져 있는것인지 알 수 없어 얼이 빠져있는 민호에게로 토마스가 다가왔다.


: 민호! 다들 옷이.. 푸하하하


느닷없이 터진 웃음소리에 글레이더들의 시선이 모이는게 느껴졌고 이내 웃음은 퍼져나갔다. 토마스의 말이 완성되진 못했으나 고개를 들어 확인하니 모두 이제까지 입고 있던, 그 익숙한 후줄근한 옷이 아닌 말쑥한 정장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민호는 인상을 찌푸렸다. 글레이더 내에 거추장스러운 검고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는 것은 저 혼자였다. 알비는 손가락질까지 해가며 허리를 숙여 웃고 있었고 몇몇은 바닥을 뒹굴기까지 했다. 놀림 받는 기분에 괜히 옆에서 실실 웃고있는 토마스의 배를 툭 치고는 민호는 일어섰다. 옷이 바뀐 영문은 알 수 없지만 민호가 러너인 이상 미로를 달려야했다. 시간이 얼마 없었다.


: 똘추, 안 오고 뭐해!

AU


총탄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고 벤이 총에 맞았다.


: 민호.

: 벤. 젠장, 이건 아니야...

: 민호.

: 어떻게 너한테... 벤.

: 민호!

: ...

: 내 말 들어.


벤의 상처부위를 차마 만지지도 못한 채 눈물을 뚝뚝 흘려내는 민호를 벤이 거칠게 부여잡았다. 민호는 말을 잃고 벤을 바라보았다. 마주한 눈빛이, 얼굴이 이제 마지막이겠구나. 하고 생각한 벤은 씁쓸하게 웃음을 지었다. 볼을 마주잡고 짧게 입을 맞췄다. 흔들리는 눈빛의 민호를 보며 벤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입을 열었다.


: 민호, 부탁이 있어.

: .....

: 나를 버려.

: 벤, 뭐?

: 시간이 없어.

: 난 못해. 벤. 제발.

: 민호, 정신차려! 나를 버려야 네가 살아.

: ... 젠장.


상황에 대한 분노로 민호는 울분을 토했다. 그런 민호를 바라보던 벤은 멀리서 점점 다가오는 이들의 소리를 들었다. 정말 시간이 없었다. 입술을 씹었다.


민호, 이제부터 거짓말을 할 거야.


: 우리..

: 뭐?

: 내일 늘 만나던 그 곳에서 만나자.

: 그게 무슨..

: 그러니까 민호, 제발


벤은 소리가 들리는 반대쪽으로 민호를 밀어내며 말했다. 민호는 밀려나지 않으려 했지만 벤은 단호했다. 애원하듯 귓가를 울리는 벤의 목소리에 민호는 욕을 짓씹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벤을 한번 끌어안았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뒤돌아 나가는 민호의 뒷모습을 향해 벤은 중얼거렸다. keep running, don't die.

토마스는 지금 고민에 빠져있었다. 제 눈앞에 있는 민호의 가슴팍을 주물대면 어떤 느낌일까? 연한 데님셔츠 아래에 나 여기 있어요. 하고 소리치듯 서있는 유두를 보니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뭔가 한참을 이야기를 하던 민호의 목소리가 갑자기 사라져 의아함에 고개를 들자 민호의 표정이 이상해진다 싶더니 인상을 찌푸리고 저를 바라보기에 토마스는 자신을 살폈다. 그제서야 토마스는 제가 저도 모르게 민호의 가슴에 손을 얹어 주물거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 이 똘추가!

: 억!


토마스는 이 순간 진심으로 자신의 순발력에게 감사했다. 급소를 피하는게 고작이라 허벅지를 차이긴 했지만 민호가 노린 곳을 맞았다면 자신은 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르리라고 생각하자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하지만 허벅지라 해도 글레이더 중 가장 강하다는 러너, 그것도 치프러너에게 발로 채인 것은 고통스러웠다. 허벅지를 부여잡고 고개조차 들지 못할 만큼 아파서 토마스는 눈가에 눈물을 달고는 민호를 바라봤다. 그 울먹이는 눈빛에 민호는 순간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처럼 굴었다. 눈높이를 맞춰 토마스를 바라보던 민호가 입을 열었다.


: 많이 아프냐?

: 으으..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거야? 흐으..

: 아니 그러기에 누가..

: 으으..


결국 고인 눈물을 뚝하니 흘려내는 토마스를 보며 민호는 고개를 숙였다.


: 미안해, 토마스.


고통은 많이 가셔가고 있었지만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민호가 잔뜩 풀이 죽은 채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자 토마스는 마음이 불편해져 장난스레 웃었다.


: 민호.

: ...

: 미안하면

: 뭐?

: 뽀뽀해줘

: 하?

: 뽀뽀해줘


딱 하고 민호가 토마스의 뒷통수를 쳤다.


: 어디서 수작이야

: 수작이 아니라 진ㅉ..


진짜 아프다고 투덜거리려던 토마스의 볼에 민호는 눈을 질끔 감고 입술을 가져다댔다. 자기가 요구하긴 했어도 민호가 정말 해줄거라고 생각도 못한 토마스는 입이 떡 벌어져 민호를 멍하니 바라봤고 그 모습이 퍽 우스워 민호는 픽하니 웃고는 뒷모습을 보이며 달려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제서야 상황을 인지한 토마스는 화르륵 타오른 얼굴로 민호를 따라 달렸다.


: 민호! 같이 가!


허벅지 탓인지 어그적 거리며 달려가는 민호의 뒤를 따르는 토마스는 모르리라 민호의 얼굴 역시 붉어졌다는 것을.

주물거리는 손길은 투박하기 짝이 없었고 민호는 갤리의 손을 쳐내자 과장되게 놀란 듯 굴더니 이내 다시 가슴을 만져왔다. 오랜기간 희롱당해 길들여진 민호는 이내 신음을 흘려냈고 그걸 보며 갤리는 짓궂게 웃었다.


: 우리의 치프러너도 계집애나 다름 없구만.

: ... 뭐? 읏..


쾌감이 고조되는 것과는 다른 문제였다. 가슴을 희롱당하며 쾌감을 느끼면서 하기엔 조금 그렇지만 사내로서 짓밟히는 자존심에 민호는 입술을 씹었다. 이대로 당할 순 없다 생각한 것인지 손을 뻗어 갤리의 가슴을 더듬자 움찔거리는 것을 느낀 민호는 좀 더 과감하게 혀를 내어 핥았다.


: 윽... 민호!

: 너도 만만치 않은데? 이 똘추새끼야


씨익 웃으며 말하는 민호는 한번 더 갤리의 가슴팍을 혀를 내어 핥으며 갤리를 올려다보며 웃었다. 갤리는 목까지 붉어져 굳은 표정으로 민호를 내려다보다 거칠게 민호를 일으키곤 뭔가에 갈급한 사람처럼 입을 맞췄다.


: 민호, 네가 시작했어.

: 윽.. 하아.. 먼저 시작한게 누군데.. 읍..




~떡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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